작성일 : 19-11-24 16:24
우리 대리인이라고 전적으로 믿어야 할까?
 글쓴이 : 이동윤
조회 : 10  
어떤 전문과목 의사단체가 20% 이하의 진료수가 인상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경하게 나온다고 칩시다. 정부는 정말 그렇게 믿을까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돈 문제가 걸려있거나 사회적 강자와 약자의 관계에서는 한 의사단체가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키란 쉽지 않습니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야 합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대리인을 지정하는 것입니다. 대한의사협회장이나 대한외과의사회장 등 모두가 똑같은 대리인들이지요. 노조대표나 비슷합니다. 노조 대표를 예로 들어봅시다. 노조대표가 협상을 하면 그의 입장은 유연해질 수 없습니다. 약속을 지키라는 압력도 있고, 여기서 물러서면 조합원들의 지지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이 때 조합원들이 준 제한적인 신임을 지켜내거나 타협을 통해 명례를 위태롭게 하거나 양자택일의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지요. 노조 대표는 사실상 위임을 받은 협상 대표일 뿐, 어떤 경우에도 타협할 권한이 없습니다. 노조 대표가 아니라 근로자들이 협약을 비준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종종 노조 대표가 타협할 경우 대표직 박탈로 이어지기도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친구처럼 유대관계를 가진 사람이나 단절하고 싶지 않는 사회적 관계를 가진 사람과 협상하기 위해서는 대리인에게 위임하는 것이 유용해지는 이유지요. 자신이 직접 할 경우 자기 입장을 고수하기 어렵고, 상대와 관계 때문에 더 많이 양보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대리인은 그런 함정을 피하고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요. 프로스포츠 선수나 작가들이 에이전시를 이용하는 이유지요.

사실 정부 관료들이 규정된 프로토콜을 엄격하게 지키게 하는 것이 정부의 신빙성을 높여주기 때문입니다. 규정을 지킴으로써 얻는 결과뿐 아니라 그 수단도 매우 중요합니다. 대리인이 자의에 의해 자기 입장을 고수할 경우와 외부의 강요에 의해 입장을 고수한 경우, 실패하더라도 어느 쪽이 더 명예로울까요? 

대리인의 입장에서는 회원의 요구에 일일히 대응해서 재협상하는 것은 '자기 권한 밖'이라 말함으로써 귀찮은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 탓을 이유로 들 수도 있겠지요. 이럴 때는 회원들이 협상 당사자들과 소통망이 열려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제대로 협상을 하게 될 것이고, 사실 대로 보고하게 될 것입니다.

회장단이나 집행부에 맡겨 두고 있지만 말고, 회원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목적한 바를 조금 더 가까이까지 다가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