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의사협회 보험파트는 정부와 뒷거래가 의심된다.

요즘 의협과 심평원이 함께 추진하고 있는 '포괄수가실무협의체'의 운영을 보면 드는 생각이 그렇다는 말입니다. 대한외과의사회에서 주장하는 대강의 결론입니다. 길지만 천천히 한번 읽어보아 주세요.

정부는 의사단체에서 과별 내분 일으켜 힘을 분산시키고 그 와중에 자기들에게 유리한 쪽의 손을 들어주는, 쉽게 말해 '손 안대고 코풀기' 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마취초빙료 분리하면 앞으로 "마취는 마취의에게", 이런 진료지침이 내려질 것입니다. 그러면 외과 개원의들은 마취과 의사 선생님들의 일정에 맞춰서 아침이든 밤중이든 수술예약 잡이야 합니다. 환지의 직장 일정이나 집도 개원의의 사정은 고려될 수가 없는 문제가 있고, 환자들은 대부분 종합병원으로 몰려들게 되고, 외과 개원가는 더욱더 수술을 포기하게 되고ᆢ그래서 외과 의사회에서는 포괄수가제를 반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마취 초빙료 분리 반대도 원격진료 반대와 논리적 근거는 같습니다. 외과 DRG문제나 내과 원격진료 문제나 개원가에선 같은 현안이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2013년 4월 행위별수가제에서 마취초빙료를 180% 인상하고, 이를 2013년 7월 포괄수가 개정 고시에 반영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마취초빙료를 별도 산정할 경우 외과에서 받는 DRG 수가에서 마취초빙료를 빼서, 즉 외과 DRG 수가를 인하하여 마취초빙료를 주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되면  개원한 외과의사의 경우 가만히 앉아서 약 5만원이상의 진료비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마취과에서 현실에 맞는 마취초빙료를 받는 것도 아닙니다. 즉 1회 출장비가 25~30만원이 되어야 하나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마취초빙료를 가산하겠다는 것이지요.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마취료를 산정한 것도 문제이지만, 이를 통해 마취통증의학과와 외과에 다툼이 발생하게 되어 DRG의 근본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최근 다른 나라 DRG에 대해 보도 들은 바로는 DRG수가에 의사의 행위료는 별도로 산정되는 나라가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선진국인 대한민국에서는 의사의 행위료마저 DRG에 산정하여 외과계 의사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이유입니다.

처음부터 잘못 계산되고 잘못 운영한 DRG의 수가체계도 문제지만, 어떤 정책의 시행 초기에 정부가 말하는 시행 중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잡겠다는 약속이 언제나 중간에 발생한 문제를 의사들에게 떠넘겨 의사들 직역 간에 갈등을 일으키게 하는 것입니다. 문제의 소지를 만든 정부가 책임을 지고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해결책을 제시하고 협의를 해야 하는 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어느 누가 금전적이 이익을 쉽게 양보하겠습니까?
보건복지 공무원 월급 떼어서 의사들 주자면 동의하십니까? 공무원 연금 줄여서 국민연금 추가 해주자면 동의하시겠습니까? 가뜩이나 힘든 의료환경에 몇 푼 되지 않는 마취초빙료를 여기준다 저기준다 하며 의사들을 속여 원숭이 취급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기를 요구합니다. 이에 외과의사회는 잘못된 DRG 가격 책정 및 DRG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마취초빙료의 분리를 원할 경우 현실에 맞게 건당 30만원 이상 책정하고, 이에 대한 재원으로 남아도는 건강보험 재정 12조 중 일부를 과감히 투자할 것을 요구합니다.

지금 새누리당 김무성의원이 공무원 연금법 손댄다고 하니까 공무원들 난리났잖아요. 공무원들은 정년퇴직이 일반 기업체 평균 정년보다 5~7년이 길어서 같은 나이에 출발한 기업체 월급자보다 평균 약 5억원의 평생 수익이 많습니다. 그래도 자기들 밥그릇인 공무원 연금법 손댄다고 하니까 집단 움직임 보이려 하고 있지 않습니까?

학회에서도 개원의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심평원, 공단, 복지부 회의 가면 의견을 내서 합의안을 주고, 무슨 평가자료 주고, 심의자료 주고, 규정 주고 하지 말고, 의사들이 합의했다는 소리 듣지 말고 정부가 이야기하는 것 반대한다고 해야 합니다.

실제로 복지부 보험급여과 관계자는 의료계 대내외 행사에서 상대가치점수 조정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습니다. 보험급여과 관계자는 "선택진료비 축소에 대한 보상방안으로 외과에 대한 지원을 계획하고 있지만 막연한 수가 가산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상대적으로 상대가치점수가 높게 평가돼 있는 영상의학과 등의 점수를 낮추고 외과의 점수를 높여 수가체계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외과계는 수가가 낮고 영상과 검사의 상대가치 점수(수가)가 높아서 조정을 검토한다는 말인데요. 외과학회에서도 절대 거절해야 하는 일입니다. "검사 수가도 무척 낮으므로 검사수가도 올려야 한다. 외과 수가는  상대가지 점수 조절을 통해 올리는 것이 아니라 절대가치를 올려야 한다. 보험료를 올리고 수술비를 올려라."라고 주장해야 합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DRG 자체가 비합리적인 제도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재료나 입원비 등은 DRG이지만 의사들의 수술이나 처치 등 행위료는 DRG와 별도의 행위별 수가로 하는 나라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만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으로 의사들의 행위료까지 DRG로 묶은 것은 원리 자체에 불합리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말이지요.

정부에서 못한다고 하면 '수술 안한다고 할 수 밖에 없어요.' 막노동하는 사람의 일당도 15만원입니다. 목수는 일당 25만원입니다. 수술방에서 고생하는 외과 전공의 일당은 얼마입니까? 교수들은 고생하는 전공의 제자들이 불쌍하지도 않을까요?

영상과 검사의 수가를 낮춰 외과 수가를 보전한다는 소리는 DRG에서 외과에서 받고있는 마취초빙료를 분리해서 외과 가격을 깍고, 그것을 마취과에 주겠다는 소리와 같습니다. 즉 조삼모사를 반복하면서 의사들을 속이며 갉아먹는 행위입니다. 외과 망해도 좋으니 영상 수가 더 올려라, 마취초빙료 현실화해라. 마취과 망해도 좋으니 외과 수가 더 올려라, 영상 수가 더 올려라. 즉 제대로된 의지가 있다면 진료비를 현실화해라. 이렇게 말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항상 진료비 현실화없이는 어떤 논의도 무의미합니다. 의사들의 합의나 토론은 공무원들의 살아있는 장난감일 뿐입니다. 이제 우리끼리 싸우고 갈등할 일이 아니라 우리 의사들이 얻을 수 있는 작은 요구들을 정부에 당당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해 봅니다.

언젠가는 마취과 의사를 포함하여 의사 5명이 125만원짜리 위암 수술(위전절제술-복부접근-림프절 청소를 포함하는 것)을 멈출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면서....당장 눈앞이 아니라 먼 후일 우리 의료계를 짊어지고 갈 후배들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배가 필요한 때입니다.